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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정국에 가려진 놓칠 수 없는 뉴스 5가지(펌글)
글쓴이: 이정호  날짜: 2004.03.24. 14:20:46   조회: 1424   글쓴이IP: 219.248.201.34
탄핵정국에 가려진 놓칠 수 없는 뉴스 5가지(펌글)

파병-송두율-이주노동자-개정 집시법-비정규직 문제는 사회쟁점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 3월 12일 이후 온 국민의 눈과 귀는 노무현 대통령의 헌재 출석여부, 헌재의 탄핵결정, 그리고 광화문 촛불집회 등에 쏠려 있다.

12일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되자 한 일간지 기자는 "탄핵은 모든 이슈를 먹는 블랙홀"이라며 향후 모든 뉴스의 초점이 탄핵을 둘러싼 것으로 바뀔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 주요언론들은 앞다퉈 탄핵정국에 대한 특집면을 편성하고 다른 쟁점들은 순서에서 뒤로 밀리게 됐다.

그러나 한국사회에는 대통령 탄핵 이외에도 무수한 민생 현안과 이슈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탄핵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이슈들 가운데 주요현안 몇을 간추려 정리해본다.

[이슈1. 이라크파병] "4월 총선에서 찬성의원 낙선운동 변함없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은 22일 "오는 6월까지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 남부지역으로 파병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국내 최대 쟁점이 돼온 이라크 파병을 두고 여당의 입장이 강하게 표방됐으나 파병반대국민행동 측은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정용준 국장은 "탄핵여파 때문에 파병이슈가 짐짓 묻히지 않을까 싶어 투쟁의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며 "키르쿠크가 안전하다고 강조했던 정부가 이제 와서 키르쿠크가 위험하다며 안전하다는 중남부 나자프로 파병하겠다는 것은 국민에게 사기친 것과 다름없어 이에 대한 항의를 위해 국방부 장관 면담을 신청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4월 3일 오후에 있을 전국 민중대회에서 탄핵관련 의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겠으나 주요이슈로 이라크파병 문제도 거론될 것"이라며 "3월말 이라크 파병에 찬성한 의원 전원과 적극 나선 의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은 반드시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국면에서 정부가 평화유지군 성격이 아닌 전투병 중심으로 파병할 계획이 확실한 만큼 파병철회론을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슈2. 송두율]'올해의 안중근평화상' 수상 예정

"해마다 3월 19일 모친 기일이 되면, 손수 꽃과 촛불을 사다 놓고 기억했지요. 그런데 감옥에선 그것조차 자유롭지 못하니 몹시 괴로웠던 모양입니다. 한국에 와서 묘소에 참배할 수는 없을 지라도 꽃과 초를 놓고 묵념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요."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의 부인 정정희 씨(61)는 수감 151일째를 맞고있는 송 교수의 심경을 대신 전했다.

안주리 송두율교수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운영위원에 따르면 "3월 30일 오전 10시는 송 교수가 1심 선고를 받는 날인데, 같은 날 노무현 대통령의 헌재 출석 첫 기일이 걸려 보나마나 파묻히게 됐다"며 "15년 구형 이후 탄핵정국이 겹쳐 사실상 대책위 활동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오늘(23일) 저녁 7시 운영위원회를 거쳐 다시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인 역사학박사는 "송교수 사건은 탄핵국면에 확실히 묻히고 있다"며 "아직도 구시대적 유물에 천착한 공안검사들이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하는 마당에, 판사가 어떤 선고를 내릴 지 주목되나, 대책위는 무죄석방이 옳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한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중근기념사업회는 오는 26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송두율 교수에게 '올해의 안중근평화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이슈3. 이주노동자] 명동농성단 50명 "이주사안 묻히겠다" 한숨


명동성당 이주노동자 농성단의 천막농성 130일. 한국정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이 심화되면서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갇혀있던 네팔 이주노동자 깨비가 단식으로 몸무게가 무려 36kg으로 줄어들고, 여수외국인보호소에 있던 사말도 31일간의 단식을 벌이는 등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문제가 극심했으나 국내언론은 이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

이주노동자농성단의 마야씨는 "명동성당에 머무르던 이주노동자 50여명은 탄핵가결 이후 당연히 이주노동자 사안은 한국사회 뉴스로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한숨을 토했다.

마야씨는 "까지만·나디카·마숨·마문 등 여러 이주노동자들이 단식을 겸한 농성을 했지만 국내 언론은 주목하지 않았다"며 "명동성당 농성단의 주요목표는 보호소로 연행된 이주노동자들을 석방하라는 것이었으나 탄핵국면 이후 협상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말했다. 그는 "명동성당 농성단은 현재 장기계획을 세워둔 상태"라며 "8월 17일 고용허가제가 실시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면서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 추방정책 실태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야씨에 따르면 "오늘(23일) 고건 대통령 직무대행과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주노동자 사안만을 두고 만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양자간에 의미있는 결론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건 직무대행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 "법무부 등 대화과정에 관계부처가 참여하도록 해서 진지하게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구체적 제도손질 등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4. 집시법 재개정] 4월 3일 민중대회, 개정집시법감시단 뜬다

개악집시법대응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지난 3월 1일부터 시행 중인 개정집시법이 헌법에 보장된 집회 및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보고 22일 헌법재판소에 개정집시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헌법소원 심판청구서에서 개정집시법이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아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을 제약하는 개정집시법에 대해 공청회 등 국민의견 수렴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함에도 이를 완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중연대 주재준 국장은 "지난 16일 야간집회 불법화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으나 경찰의 자의석 해석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며 "경찰이 시민의 집회를 불법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정집시법은 반드시 재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 국장은 "오는 4월 3일 열리는 민중대회에서 '개정집시법 감시단' 활동을 벌임으로써 경찰의 불법개입 자료를 취합할 예정"이며 "진보적 법학자 중심으로 현재 개정집시법의 '표현의 자유' 침해여부에 대한 외국 집시법 사례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열거한 개정집시법의 위헌 조항은 다음과 같다.

▲집회신고서 제출기간을 720시간에서 48시간 전으로 제한해 수개월 전부터 장소를 공지해야 하는 대규모 집회를 제한.
▲집회에서 폭력이 발생할 경우 남은 집회 시위를 금지통고 할 수 있도록 해 사소한 충돌만으로도 집회를 금지하고 자의적 운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점.
▲초중고교나 군사시설 주변 집회 금지조치를 가능케 한 규정.
▲외교기관 주변 집회 중에서 대규모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거나 휴일에 열리는 집회만 허용하는 규정.
▲관할 경찰서장에게 고속도로와 전국 95개 주요 도로행진 허용판단권을 부여한 규정.
▲소음에 대해 규제하고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을 가능케 하는 규정.

[이슈5.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차별철폐 대행진... 6일간 서울순례

비정규직 차별철폐 6일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비정규직 차별철폐 대행진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22일부터 아침 9시부터 27일 저녁 6시까지 6일간 서울 25개 구를 도보로 순례하며 비정규직 차별문제를 서울시민들에게 알린다.

22일 목동전화국을 출발해 서울지하철공사, 최저임금심의위원회, 레미콘협회, 워키힐호텔 명월관, 제화·인쇄거리, 아울·까르푸, 재능교육본사, 청구성심병원, 이랜드, 경총, 윤선생영어교실, 구몬본사 등 '비정규직 투쟁의 현장'을 찾아 길거리 민심기행을 벌이는 이들은 '일하는 빈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56세 레미콘노동자부터 29세 학습지 교사까지 하루 연인원 200명씩 순례에 동참하는 이들은 거리에서 만난 주민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낱낱이 알리고 있다.

여성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조직부장은 "비정규직 차별철폐 보수정치 끝장내자는 구호 때문인지 탄핵반대 시위대로 착각하는 시민들도 있다"며 "다소 의아해하기는 하지만 비정규직에 대한 시민의식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여 부장은 "한국사회를 지탱하는 법칙을 거스르는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곪아터진 부분이지만 여론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이슈"라며 "언론이 외면하기 때문에 더욱 시민사회의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운동본부는 "골프장도우미, 방송사 운전직, 지하철 청소원 용역직, 사내하청, 학습지 교사 같은 파견근로, 특수고용직,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 등 한국사회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비정규직 문제는 결코 간과될 수 없는 한국사회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정부가 법제도 손질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 장윤선(sunnijang)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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